[남쪽으로 튀어] 욕심마저~ 물보라처럼~ 사그라지는 곳…남해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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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으로 튀어] 욕심마저~ 물보라처럼~ 사그라지는 곳…남해에 가다

    안녕하세요. 여플(여행+) 장주영 에디터입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죠.

    바다를 보고 싶다가도, 산이 그립고요.

    고소한 치킨을 크게 한입 베어 물다가도

    TV 맛집 방송에서 매콤한 매운탕이 소개되면

    그새 눈이 돌아가 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죠.

    산이 좋기도 하고, 바다가 좋기도 하고,

    아니 어떤 때는 도시의 복작복작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끝없을 듯한 욕심도

    백사장에 이는 파도처럼

    새하얀 물보라로 사라져버리는 곳이 있습니다.

    조선 4대 명필 자암 김구 선생의 말을 빌리면

    이곳은 ‘신선이 노니는 섬(一點仙島)’이었습니다.

    워낙 자연이 아름답고,

    깨끗하다 보니 500년 전 문인은 신선을 떠올렸던 것이죠.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보물섬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역시나 값진 볼거리가 넘쳐난다는 뜻 일테죠.

    결국 신선의 땅이나 보물섬이나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꼭 가봐야 할 곳’의 방증일 테니 말입니다.

    마치 할머니 쌈짓돈 꺼내듯 꼭꼭 숨겼다 내놓는 ‘그곳’의 정체!!

    바로 경상남도 남해입니다.

    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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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 Corp. /OpenStreet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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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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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순국공원

    경상남도 남해군 고현면 남해대로 3829

    남해를 지도에 펼쳐놓고 보면 나비가 날개짓을 하는 모양새입니다.

    양 날개의 위를 하동과 사천이 잇고 있지요. 1973년에 남해대교, 2003년에 창선·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남해 가는 길이 수월해졌습니다. 특히 해안을 따라 놓인 길이 드라이브 명소이자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꼽혀 1년 내내 걷고, 뛰고, 차로 내달리는 이들이 제법 많습니다.

    남해대교

    남해의 빗장은 대개 남해대교를 건너는 것으로 풉니다. 남해대교의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소녀 양갈래 머리마냥 길이 나뉘죠. 왼쪽으로 내려서면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충렬사가 있는데요. 충렬사는 꼭 밤낮으로 한번씩, 두 번 가보길 추천합니다. 충렬사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충렬사 앞에서 바라보는 남해대교의 전경이 단연 최고이기 때문이죠.

    남해대교는 길이 660m에 높이 52m로 40년째 바다 위에 내걸려 있는 현수교인데요. 낮에는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밤에는 아른아른 불빛을 뽐내며 아름다움을 배가시킵니다.

    남해대교 아래를 유유히 때로는 거세게 몰아치는 바다가 그 유명한 노량해협입니다. 조선 시대 때 유배객이 육지를 등지고 저 바다를 건너왔습니다. ‘화전별곡’의 김구, ‘구운몽’의 김만중 등이 대표적이죠. 무엇보다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이자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며 순국한 충무공의 노량해전이 벌어진 현장 또한 바로 이곳입니다.

    충렬사, 노량해협까지 눈에 담았다면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처음 육지에 오른 곳인 이락사가 있는 충무공 전몰유허지까지 만나야 합니다. 남해 관음포에 자리한 유적지에는 사당과 유허비가 있고요.

    이를 다 둘러봤다면 꼭 소나무가 빽빽한 오솔길을 따라 걷길 바랍니다. 약 500m 정도 가면 노량해전의 전장이 한 눈에 펼쳐지는 첨망대가 나오는데요. 이곳에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독려하는 북소리가 들리는 듯 아련한 기분이 듭니다.

    남해 유배문학관

    충무공 전몰유허지에서 10km 남짓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남해읍입니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남해 유배문학관이 있죠. 유배와 유배 문학을 총망라한 곳답게 유배문학실에 들어서자마자 조선시대 다섯 가지 형벌인 태형, 장형, 도형, 유형, 사형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중 유형에 속하는 유배가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이란 점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죠.

    유배체험실에서는 유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소달구지를 타고, 작은 방에서 유배객이 돼보는 것이죠. 또 실제 남해에서 유배생활을 한 김구와 김만중 등이 남긴 문학 작품들을 보면 유배지에서 절망적인 삶을 극복하고 예술혼을 불사른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남해 유배문학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의외의 힐링포인트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작은 언덕 정도의 구릉에 정돈이 잘된 자그마한 성곽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임진왜란 때 지어진 임진성입니다. 왜적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군과 백성이 힘을 모아 성을 지었죠.

    실제로 임진성은 개미 허리처럼 잘록하게 들어간 지형에 타원형으로 지어져 천혜의 요새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성답게 성의 정상부분에 오르면 남쪽으론 푸릇한 들판이, 서쪽에는 구미동 해변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눈과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가천 다랭이마을

    임진성에서 다시 해안가 도로로 나와 20여 분 달리면 몽돌해변과 응봉산을 지나 가천 다랭이마을에 다다릅니다. 마을 표지판이 보일 때 쯤 속도를 서서히 늦추며 주위를 둘러봐야 하는데요. 입구 쪽에 있는 전망대를 스쳐 지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산과 마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죠. 특히 해발 500m 가까이 되는 설흘산과 응봉산의 급격한 산비탈에 만들어 놓은 100여 층의 곡선형 계단식 논이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마치 동남아의 한 마을을 보는 듯 이국적 풍광에 연신 셔터 누르기 바쁩니다.


    마을로 들어서면 남해 가천 암수바위가 반깁니다. 암미륵, 숫미륵이라 부르는 이 바위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인이 숫미륵 밑에서 기도를 하면 득남한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실제 모습이 여인이 만삭의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운 모습으로 보여 자연의 신비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가천 다랭이마을에서 나와 30여 분 동쪽으로 내달리면 신전삼거리 일대를 지납니다. 이곳이 나비의 몸체에 해당하는 남해의 정중앙인데요. 여기서 오른쪽 날개 쪽으로 넘어가면 남쪽으로 두모마을 지나 상주은모래비치에 닿습니다. 이름처럼 은빛 모래가 반짝이는 상주은모래비치는 여름이면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입니다.

    금산 자락에 파묻힌 초승달 모양 백사장 뒤로 아름드리 곰솔이 기다랗게 숲을 이룹니다. 백사장과 솔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간질입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해변답게 크고 작은 섬이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덤입니다.

    독일마을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미조항을 지나면 물미해안도로가 펼쳐집니다. 남해의 가장 동쪽 해안으로 따르는 길인데요. 코너를 돌 때마다 바다가 차 안으로 파고듭니다. 핸들을 놓치면 그대로 쪽빛 바다에 풍덩 빠질 것 같은 기분마저 들죠.

    오른쪽으로 계속 따라오던 마안도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물건리 방조어부림에 닿습니다.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바닷가의 울창한 숲입니다. 팽나무,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활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가 가득합니다. 정말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길이 1500m, 너비 30m로, 이 숲은 바닷바람과 조류를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했다고 해요.

    마을 뒤편 언덕으로 차를 몰면 1960년대에 산업 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된 동포들이 귀국해서 정착한 독일마을이 나옵니다. 실제 독일의 작은 마을을 그대로 남해로 옮겨다 놓은 듯 오렌지빛 지붕의 집들이 수십 채 도열해 있습니다.

    이곳이 독일마을이란 것을 보다 두드러지게 하는 독일 깃발이 마을 한 가운데서 태극기와 함께 펄럭이는 모습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죠. 그 깃발을 등에 지고 눈을 조금 멀리 두면 쪽빛 남해가 아른거립니다. 붉은 지붕과 쪽빛 바다의 조화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기분을 전합니다.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독일마을을 나서면 한 가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남해여행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가 결정나기 때문이죠. 북쪽을 택해 남해를 빠져 나가는 방법과 다시 한 번 남쪽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해까지 내려왔다면 조금 더 여유를 내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에 들려보길 추천하고 싶은데요. 휴양림에는 편백과 삼나무가 2.27㎢(약 69만평)에 걸쳐 빽빽이 하늘로 치솟아 있습니다.

    지금껏 다녀온 휴양림과는 분명 차원이 다릅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질, 밀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청정에 피톤치드가 얹어져 ‘맑음’그 자체죠. 요즘같이 미세먼지 등 때문에 맑은 공기가 그리울 때 그만입니다. 다만 워낙 피톤치드 삼림욕으로 유명해 하루 최대 1000명만이 들어갈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매표소 옆 공용 주차장에서 맑은 계곡을 따라 400m가량 산책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는 어린 아이도 쉽게 걸을 만큼 야트막합니다. 산책로를 지나면 멀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혹시 하룻밤 묵을 생각이라면 독채형, 콘도형, 수련장 객실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 중 선택하면 됩니다. 아울러 캠핑을 즐기는 이라면 숲 속 야영장으로 가도 좋습니다. 야영데크(3.6×3.6m) 20개가 캠핑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휴양림이 있는 남쪽 대신 북쪽을 선택한 이들은 창선교 방면을 지나게 됩니다. 이때 다리 아래로 지나는 지족해협에 죽방렴의 대나무 발 그물이 대규모로 널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죽방렴은 남해안의 좁은 수로에서 멸치를 잡는 데 쓰이는 어법이죠.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는 죽방멸치라고 해서 최상품 대접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신선도가 높고 비늘이 다치지 않아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이 진합니다. 창선교 아래 지족항에는 길이 100m, 폭 2m 도보교와 관람대가 있어 죽방렴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남해 먹거리

    남해 여행은 뭐니 뭐니해도 멸치가 유명한 만큼 멸치 전문 식당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멸치회무침은 남해에서 잡은 죽방렴 멸치에 미나리와 양파를 넣고 멸치와 매실 진액으로 간을 합니다.

    새콤매콤에 뒷맛은 고소함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멸치회무침을 상추쌈으로 입에 넣을 때마다 청정 남해를 맛보는 듯 황홀경에 빠집니다. 멸치의 본고장답게 멸치회와 멸치찌개·조림, 멸치구이, 멸치쌈밥 등 멸치 뷔페 성찬이 펼쳐집니다.

    ※ 사진 = 장주영 · 한국관광공사

    장주영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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